정호스님 / 왜 자살하는가 雜文




정호스님 / 왜 자살하는가

데스크승인 [152호] 2010.11.04 11:01:00


정호스님 / 논설위원ㆍ조계종 포교연구실장

한국은 OECD국가 중 자살 1위국이라는 불명예 훈장을 달았다. 우리나라에선 하루 평균 42명이 자살을 한다.
지난달 포교원에서는 시급한 현안 문제로 ‘자살’을 선정하고 포교종책연찬회를 열었다. 이 땅의 사람들이 30분에 한명씩 자살로 죽어나가는 현실에서, 중생구제의 원력을 구현하는 지혜와 자비의 종교인 불교가 방관하는 태도가 부끄럽다고 판단한 것이다. 연찬회를 준비하는 짧은 시간에도 방송에서는 최윤희 씨가 자살을 했고, ‘행복전도사’가 자살했다는 이슈로 방송에선 연일 보도되고 있었다. 참담한 상황이었다.


30분 1명씩 날마다 42명 자살

자, 그렇다면 어떻게 불교계가 자살하려는 자들을 도울 것인가! 그 문제를 놓고 연찬회에서는 각계 전문가들의 열띤 발표와 토론, 대책이 논의되었다. 교계차원으로는 우울증 치유프로그램 개발이나 예방 책자 등 각종 콘텐츠 개발, 캠페인 등을 실시해야 한다는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도출되었다.


그러나 그들에게 가장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주변사람이라고 한다. 바로 우리들이다. 우리 불자들부터 남들이 돕겠지 생각하고 방관하지 말고, 내가 먼저 돕겠다는 적극적인 보살정신을 키워야 할 때다. 나와 남의 고통을 따로 보지 않고 외면하지 않는 불자들이 자기 주변부터 더욱 관심을 갖고 살피고, 미소, 배려, 경청, 공감, 감사라는 우리들의 사소하고 작은 ‘마음보시 실천운동’이 아까운 목숨을 살려내는 데 가장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 곁에는 도움이 필요한 가족과 이웃들이 굉장히 많지 않은가. 실제로 그렇지 않은데, 불행으로 늘 가득 차 있다는 생각을 하고, 조그만 실패나 스트레스에도 심하게 괴로워하고, 아무리 도와주려고 해도 도움의 손길조차 거부하면서, 동굴 깊이 갇힌 짐승처럼 자기 마음 안에 갇혀있는 사람들이다. 자살까지 결심한 배경에는 분명 기질적 병인도 있을 것이고, 분명 풀기 어려운 문제나 괴로움이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적극적인 자세로 도움을 주려고는 하되, 다그쳐 이유를 묻거나 개인적인 처방이나 결정적인 조언도 삼가고, 의사나 자살 예방 전문기관에 도움을 청하는 것이 좋다.


현대사회 자살문제를 놓고 철학자들은 잘 먹고 잘살게 된 현대산업사회가 개인을 병들게 한다고 말한다. 즉 병든 사회가 병든 개인을 만드는 것이다. 지나친 경쟁, 돈과 명예, 권력과 힘의 탐착, 그 속에서 느끼는 사람들의 상대적 빈곤과 무기력, 박탈감에서 오는 파괴적 본능이 타인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자신도 파괴하는 결과로 나타나기도 한다. 병든 사회를 치유할 수 있는 종교가 권위를 잃었기에 더욱 심화된다 한다. 탐진치의 중독에 빠진 사회를 건져낼 힘이 반드시 불교의 가르침에 있다. 확신을 갖고 적극적으로 도움의 손길을 뻗어주시기 바란다.


이웃 고통에 보살행 실천해야

‘자살’ 연찬회는 포교원장 혜총스님의 가슴을 울리는 이야기로 끝을 맺었다. “나도 어릴 적에 죽으려고 했습니다. 키 작은 콤플렉스가 너무나 심해서요. 별 방법을 다써봤지만 실패했습니다. 콱 죽어버리려고 했는데, 어느 절 앞에서 잘린 두 다리에 고무를 동여 맨 장애인이 두 다리 없는 몸을 질질 끌면서 손수레를 밀고 다니며 물건을 파는 모습을 보고 나서 큰 깨침을 얻었습니다. ‘나는 두 다리가 있지 않은가. 나는 걷고 뛸 수 있지 않은가.’ 문제는 내 키가 아니었습니다. 비교하고, 부족해하고, 불만족하며 화를 내는 내 어리석음이었습니다. 이것을 깨우치고 나는 자유로워졌습니다.”


[불교신문 2669호/ 11월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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